2022. 2. 24. 00:18ㆍ카테고리 없음
말의 무게와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에 대하여
한창 아파서 내 미래에 대해 비관할때가 있었다.
너무 아파서 살고싶지 않은데
아무도 나를 책임져줄 수 없다는 걸 알았을때
비로소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어른이 무엇인지 알게됐을 때
나는 다소 냉소적이고 냉담하게 변했다.
당시 나와 잠깐 알던 사람이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젊은애가 벌써부터 아파가지고 어떡할려고 그러니?
~게 해봐! (웃자고 한 소린지 별 말같지도 않은 해결 방법)"
젊은애가 벌써부터 아파가지고 어떡할려고 그러니.
젊은애가 벌써부터 아파가지고 어떡할려고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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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나 어떡하지. 어떻게 살아가지. 나 늙을 수 있을까. 평범하게 살 수 있을까. 난 왜 이럴까. 울고싶었다.
남들은 모르는 1년간의 고통을 감내하고 이겨낸 후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는 나는 생각 없이 뱉은 말은 안하니만 못하다고 나를 걱정해준답시고 내 아픔을 농담의 소재로 삼은 그에게 더욱 분노한다. 아픈건 내 의지가 아니였는데 아프지 말았어야 했다는 건가? 너에게는 창창한 미래따윈 없으며 나는 너의 암담한 미래를 훤히 내다보고 있다는 말을 꼭 했어야 하는 건가?
당시엔 상처받아 남몰래 슬퍼하면서도 나를 걱정해주는 마음에 그랬겠지, 표현하는 방식을 몰랐겠지, 아픈 내가 예민하니까 참아야지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봐도 내가 전혀 예민하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분노.. 아냐 분노하지 말자. 나는 꼭 그런 사람이 되지 말자. 타인을 다 아는 것처럼 행동하지 말자. 가벼운 말은 최대한 삼가하고 말에 무게를 담자.
아프고 난 이후에 나는 그동안 시달렸던 인간관계에 대한 숙제 또한 풀 수 있었다. 내 감정에 솔직하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기. 빈말처럼 보이기 전까지 좋은 말들을 해주기. 주인공처럼 행동하기. 나를 싫어한다던지 나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내 바운더리 밖으로 보내기. 그리고 깔끔하게 잊기.
옛날에는 의도적으로 노력해도 안됐는데 크게 경험해보니 쉽게 되더라. 쉽게 안 잊혀질 것 같은 사람도 잊혀지더라. 연인이든 친구든.
다 괜찮아,
난 건강하다.
그 사람과는 지금 연락을 안한다.
해피엔딩.